한국적 추수감사절

이선이 | 기사입력 2019/02/07 [02:12]

한국적 추수감사절

이선이 | 입력 : 2019/02/07 [02:12]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은 11월 셋째 주일이다. 그러나 미국의 추수감사절을 그대로 따라 했다거나 우리나라의 계절과 전통문화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날짜를 변경하여 지키는 교회들의 증가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정황상 추수감사절 이후에 얼마 있어 성탄절 절기가 시작되어서 감사의 의미보다는 연례행사로 헌금 목표액을 채워버리려는 경향도 있다. 기독교 역사에서 추수감사절은 각 민족의 종교와 문화적 전통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었다. 영국은 라마스의 날(Lamass day)로 8월 1일,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은 10월 둘째 주일, 독일은 에언테당크페스트로 성 미가엘의 날이 지난 첫 주일인 10월경에 지킨다.

추석은 교회의 추수감사절보다 이른 음력 8월 15일이다. 전통적으로 추석에 각 가정에서 햅쌀로 떡을 빚고 산해진미와 햇과일로 제상에 차려놓고 조상신에게 차례를 지낸다. 물론 현대사회의 변화로 인해 유교적 제례가 간소화되고 있지만, 추석은 고유의 절기로서 가족과 친지를 만나기 위한 민족의 대이동은 계속되고 있다. 원시시대부터 전 세계의 여러 부족과 민족들은 충성한 곡식을 수확하고 신께 감사하려는 제사는 보편적인 현상이었다. 중국은 중치우지에(仲秋節), 일본은 오봉(お盆), 베트남은 쭝투(Trung Thu), 인도 남부는 퐁갈(Pongal) 등 수확의 계절에 다양한 축제가 열렸다. 각 민족은 절기와 관련된 행사를 가지고 동일적인 연대감을 형성하며 나름의 신에게 감사를 드린 것이다.

구약성경에는 유월절, 맥추절, 초막절 3대 절기가 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역사를 기념하고 추수에 대해 감사하는 절기였다. 유월절은 봄 추수 때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기념하였고, 맥추절은 첫 수확을 기념하여 시내산에서 율법을 준 날을 감사하였고, 초막절은 이스라엘을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수확물의 저장을 감사하는 절기였다. 즉 이스라엘의 절기는 구원자 하나님과 창조자 하나님에 대한 감사가 기본 정신이었다. 신약성경에는 절기에 대한 규례는 없으나 절기와 관련된 중요사건으로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 유월절에 일어났다. 예루살렘 교회는 구원의 은혜에 감사의 응답으로서 가난한 이웃을 섬기는 일을 통해 그 감사를 이웃에게 표현하였다. 신구약은 감사정신에 있어 같은 맥락에 있다.

초대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은 하나님에 대한 풍성한 감사로 넘쳤다. 하나님의 구원과 곡물을 주신 것을 감사드리며 예배 및 다양한 행사를 하였다. 강단 앞에 곡식과 과일들을 진열, 학생연합감사예배, 부모의 은덕을 감사하는 모임 등이 있었다. 그리고 상당기간 추수감사절 헌금이 해외선교를 위하여 쓰였다.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 제정의 시작은 수확의 계절에 맞추어 제정되기 보다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의 신앙고백에 기원한다. 그러나 한국교회 형성에 있어서 미국 선교사들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본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 넷째 목요일로 지키고 있다.

한국교회는 해방 후 급격한 교회성장과 더불어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을 살리며 추수감사절을 재정립하지 못했다. 추수감사절은 초기 감사절의 의도와 다르게 주일행사로 감사절 예배와 헌금을 드리는 것 이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감사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헌금을 내지만 교회내의 잔치로 끝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한국추수감사절은 이미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으로 이에 대한 재고와 새로운 방향성이 제시되어야 한다. 추수감사절의 시기에 대한 적절성을 논하고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역사와 추수한 곡식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한국인의 역사적 신앙고백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한국교회의 감사의 능력이 개인적 고백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도록 하는 변화가 요구된다.

출처 : 가스펠투데이(http://www.gospeltoday.co.kr)
 
이선이 교수는 서울대, 장신대학원, 플로리다 신학(D.Min), 장신대학원(Th. D)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아태장신대,  호신대에서 선교학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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