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그리스도는 누구인가?

예장 통합 교단의 신학교들에서는 적그리스도를 어떻게 가르치는가?

공헌배 | 기사입력 2019/02/06 [13:57]

적그리스도는 누구인가?

예장 통합 교단의 신학교들에서는 적그리스도를 어떻게 가르치는가?

공헌배 | 입력 : 2019/02/06 [13:57]

 

전에 유튜브에서 더러 적그리스도(anti-Christ)에 관한 주장들이 돌아다녔다. 평소에 별로 관심 없었는데, 누군가가 자꾸 말하면 괜히 한 번 더 살피게 된다.

 

적그리스도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설들이 분분하다. 이를테면 교황이다, 나폴레옹이다, 히틀러다 등등 여럿을 꼽는다. 이와 같은 설들에 일일이 대답할 수는 없다. 하기도 싫다. 성경을 일일이 다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탐독해보자,

 

우선 요한계시록 13장을 보자, 거기에는 적그리스도(anti-Christ)’라는 표현보다 짐승(beast)’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도대체 이 짐승의 정체는 무엇인가가 또 질문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건 일단 차치하고, 적그리스도라는 말에 대해 살펴보자,

 

적그리스도(antichristos)’라는 단어는 요한1218절에 나온다. 이 부분을 살펴보자: 어린 자녀들이여, 마지막 때가 왔습니다. 여러분은 적그리스도(antichristos)가 오리라는 말을 들어왔는데, 지금 많은 적그리스도들이 나타났습니다(nun antichristoi polloi gegonasin). 그러니 마지막 때가 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여기서 주목해보자, 적그리스도(antichristos)는 한 사람이 아니라 많이 있었다. 그것도 요한1서가 기록될 당시를 전후하여 그랬다는 뜻이다. 20세기나 21세기가 아니라 요한1서가 쓰여 질 즈음에 그랬다.

 

성경의 기록이 그렇다. 이를 따른다면 적그리스도들이 요한1서의 기록 당시에 출현 했었고, 그와 같은 사태들 때문에 마지막 때가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성경을 문자적으로 풀면 그 마지막 때는 약 2천 년 전에 성취됐어야 했다. 중세도, 근세도, 현대도 존재할 수 없다. 인류의 역사는 약 2천 년 전에 종결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인류는 2천 년 전에 종결되지도 않았고, 그리스도가 재림했다고 믿지도 않는다.

 

만일 인류의 역사가 2천 년 전에 종결되었고, 그리스도께서 그 때 재림했다면 더 이상 재론할 필요가 없는 사태다. 그래서 그 성경구절을 물리적 시간이나 일상적 시간으로 계산하면 모순이 생긴다. 그래서 성경을 해석할 때 아주 난감한 문제가 바로 시간과 역사와의 문제이다. 이 주제들로 조직신학자들이 많이 주장해왔지만 개운하지 않다.

 

그렇다면 요한1서의 주요 주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영지주의나 도케티즘에 대한 반론이다. 즉 기독론 논쟁인데, ‘그리스도가 육신으로 오셨음을 부인하는 자들에 대한 논쟁이다.

 

쉽게 말해, 그리스도가 실지로 사람이 되셨음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은 고난당하고 죽으신 지상의 예수와 동일한 분이 아니라고 여기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깥에서부터 들어온 자들이 아니라 교회공동체 자체에서 생긴 자들이다. 그러니까 요한1서가 말한 적그리스도들은 초대 교회 안에서 발생한 셈이다. 이들이 누구인지는 이름들이 명시 돼 있지 않다.

 

그런데 초점은 현 시대(the present age)적 적용이다. 종교개혁시대에는 적그리스도를 로마 가톨릭 교회에 적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어보자:

 

Therefore all the ambitious titles invented in the kingdom of Antichrist, and in his usurped hierarchy, which are not of one of these four sorts, together with the offices depending thereupon, in one word, ought to be rejected.

(Andrew Melville, “The Second Book of Discipline (1578),” Chapter 2:8; Edited by David W. Hall and Joseph H. Hall, Paradigms in Polity: Classic Readings in Reformed and Presbyterian Church Government, (Grand Rapids: Wm. B. Eerdmans Publishing Company, 1994), 237).

 

위의 문장을 보면 알겠지만 적그리스도의 왕국(나라)을 성직자의 계급제도(hierarchy)에 적용했다. 하지만 요한1서에서의 주제는 영지주의에 연관되어 있다. 그리고 요한1서에서는 적그리스도를 고유명사 화 하여, 어느 특정 개인을 지칭하지 않고, 여러 명으로 진술했다. 즉 단수에 한정하지 않고 복수(antichristoi)로도 썼다. 그렇다면 적그리스도는 한둘의 특정인이 아니다.

 

물론 요한1서에서는 그 시대의 교회 안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주제로 하였지만 종교개혁 시대의 문제는 요한1서의 문제와 동질적이지 않았을 것이므로 16세기의 서양에서는 그 적그리스도를 달리 해석한 셈이 된다. 하나 더 예를 들자:

 

주님, 우리는 지금 가장 위험한 때에 살고 있사오니

주님의 부성애(父性愛)로 충만한 섭리로써

우리를 사방에서 공격할 기회를 찾고 있는

우리의 모든 대적들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보호 하소서:

 

뿐만 아니라 적그리스도인 로마 가톨릭의 우상의 사악한 분노로부터

우리를 지키시옵소서.

우리는 주님의 거룩한 사도들에 의하여

우리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도록 가르침을 받은 것처럼

우리 자신을 위하여 기도할 뿐만 아니라

또한 아직 드러나지 않아 잘 알지 못하는 것,

무지몽매한 것이 오히려 주님의 영원한 진리에 대하여

아는 것으로 바뀌게 하소서:

(Selected by Bard Thompson, Liturgies of the Western Church(New York: The William Collins and World Publishing Company, 1962), ).

 

종교개혁가들의 주장을 따르면, 로마 가톨릭 교회 역시 적그리스도에 해당한다. 그러면 적그리스도는 로마 가톨릭 교회로 국한할 수 있는가? 개신교에서는 적그리스도가 출현하지 않는다는 보증이 있는가? 없다!

 

적그리스도는 개신교에서도 나올 수 있고, 동방정교회에서도 출현할 수 있으며, 회중교회에서도 출현할 수 있다. 왜 굳이 적그리스도가 로마 가톨릭에게만 적용될 것으로 여기는가? 만일 적그리스도의 초점을 로마 가톨릭 교회에게로만 맞춘다면 사탄은 전술을 바꾸어 다른 교파 소속의 적그리스도들을 보낼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의 추론을 한다면 적그리스도는 불교나 힌두교와 같은 이교에서는 나오기 힘들 듯하다. 성경 요한1서의 정황을 따르면, 적그리스도는 교회 안에 소속된 자들이었거나 교회로부터 갈라져 나갔거나 교회에 소속된 자들이었다. 다시 말해 적그리스도는 유사 짝퉁의 가짜 교인들을 말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이단이나 사이비와 같은 종류의 사람들로서 교회를 혼미하게 만드는 자들이다.

 

차라리 교회 밖에 있거나 타종교인들처럼 하거나 타종교인들로서의 정체를 드러낸다면 교회에서는 오히려 타격이 작을 것이다. 그러나 교회 안에 있으면서 교회를 무너뜨리고, 교회를 변질시키며, 교인들의 영혼들을 도둑질해가는 불법의 사람들이 적그리스도들인 셈이다.

 

그렇다면 적그리스도(antichristos)를 현 시대(the present age)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요한1218절을 따르면, “hoti antichristos erketai”라고 했다. 여기서 주목해보자, ‘적그리스도라는 단어 앞에 “hoti”라는 접속사가 붙어 있다. “hoti”는 영어의 that과 비슷하다. 즉 정관사(the)가 쓰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 절을 보면, 어느 특정인 적그리스도만을 지칭함이 아닌 듯하다. 그러면 이미 성경이 쓰이던 그 시대에도 여럿의 적그리스도들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그 적그리스도를 현 시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가이다. 이런 문제는 조직신학에서의 주제이다. 물론 요한계시록 연구사를 열거하자면 많이 있고, 기독교 조직신학의 종말론 연구사를 열거해도 많이 나올 것이다. 그런 것들을 여기서 일일이 소개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 적그리스도는 교회 안에서 출현하거나 기독교 세계 안에 소속되었거나 기독교의 문화 안에 거주할 듯하다. 왜냐하면 성경 요한1서에서는 적그리스도가 교회 안에 있었거나 교회에 소속된 자들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교파가 되었든 인종이 되었든 국가가 되었든 대륙이 되었든 간에 교회와 무관한 곳으로부터 출현하기는 힘들 듯하다.

 

데살로니가 후서 23-4, 9-10절을 따르면, “사탄의 활동으로 등장하는 불법의 사람” “멸망의 아들” “악한 자에 관하여 말한다(독일성서공회 판, <해설·관주 성경전서>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997), 568). 요한 서신들에서는 이 형체는 적그리스도로 표시된다. 그의 영은 그리스도 고백을 변조하는 자들 속에서 이미 작동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적그리스도적 활동은 신학자들 안에서도, 신부나 사제들에게서도 그리고 목사들이나 평신도들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여기서 평신도들이라 함은 정치인들이나 언론인들이나 연예인들이나 과학자들이나 학자들이나 기타 등등을 포함할 수 있는 단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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