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컬 운동과 예장 통합 교단의 정체성

통합 교단의 헌법에는 ‘에큐메니컬’이라는 신조가 없다. 그러나 에큐메니컬적이다.

공헌배 | 기사입력 2019/01/25 [21:32]

에큐메니컬 운동과 예장 통합 교단의 정체성

통합 교단의 헌법에는 ‘에큐메니컬’이라는 신조가 없다. 그러나 에큐메니컬적이다.

공헌배 | 입력 : 2019/01/25 [21:32]

 

예장 통합과 예장 합동과의 헌법사(憲法史)적 차이를 분석해 본다면 얼마나 자주 헌법을 개정했는가 아닌가로 판단할 수 있을 듯하다. 합동에 비해 통합은 확실히 많이 개정한 것 같다.

 

물론 합동 측이라고 하여, 그 헌법이 1934년 판이나 1954년 판과 꼭 같지는 않지만 그렇더라도 통합 측은 여러 번 개정한 티가 역력하다. 그래서 통합 교단의 헌법적 가치가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글쎄요?”라고 답하기 좋다.

 

그 이유는 자주 바뀌어 왔었고, 최근까지도 헌법개정위원회가 존속했으며, 앞으로도 무엇이 더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변화하는 헌법’, ‘헷갈릴 만한 헌법그리고 글쎄요?’ 식 헌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사실 한국에서는 과거에 1967년도 미국 북장로파 교회의 신앙고백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이영헌, “67년도 신앙고백 시비와 68년도 또 한 번의 통합 측과 합동 측 장로교 화해의 시도,” <교회와 신학> 10 (1978. 3): 41-42.

 

이종성, “미국 연합 장로교회의 신앙고백과 한국 교회,” <기독교 사상>271 (1981. 1): 33-39.

 

물론 이 신앙고백은 통합 측의 헌법으로는 들어오지 못했다. 헌법사(憲法史)적으로 볼 때 통합과 합동과의 중요한 차이가 여기에 있다. 새로운 신조들을 받아들이거나 만들거나에 있어서 얼마나 열린 태도인가 그렇지 않은가? 또는 상대 교파와의 경쟁(다툼)에서 무엇은 받아들이고 무엇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인가?라는 실갱이라도 벌이듯 통합과 합동과는 차이가 커졌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이와 같은 괴리(gap)들이 과도할 정도로 커져 있다.

 

그러면서도 통합 교단은 기본적으로는 합동 측과 공유하는 교리(신조)의 문서들이 있는데, 대한장로교회 신경(12신조),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서이다. 그러나 같은 신조이지만 이 역시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통합 판 12신조는 전문(前文)과 승인식(인가식)을 삭제 했다. 반면 합동 측은 남아 있다.

 

권징 편의 차이들은 말 할 필요도 없고, 그냥 동일하게 채택한 신조의 내용에서조차도 차이 난다.

 

뿐만 아니라 교회정치에서도 차이는 큰 편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四條 任期(임기) 治理長老及(치리장로와) 執事(집사)(직분)終身職(죵신직)이니라 () 三年(삼년) 一次式(일차식) 視務(시무)投票(투표)할 수 있고 그 票決數(표결슈)過半(과반)()하나니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Constitution of the Presbyterian Church of Korea(1934) Edition with Revised Creed and Catechism(大韓예수敎長老會憲法, 1934), 一 一 七(117).

 

이 조항은 일제시대의 헌법에 기록 된 것으로서 장로와 집사에게 신임을 물어, 임기제처럼 할 수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론 이 조항은 합동 측이든 통합 측이든 그대로 보존되어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차이를 보여준다.

 

합동 측의 헌법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치리장로, 집사직의 임기는 만 70세까지다. , 7년에 1차씩 시무투표 할 수 있고 그 표결수는 과반수를 요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헌법> (서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출판부, 2005), 정치, 134.

 

물론 이 조항이 있다고 하여, 합동 측에서 7년 시무임기제를 하는 교회가 많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나 기록상의 근거는 있다. 반면 통합 측은 그런 기록자체도 없앴다. 그래서 통합과 합동과의 차이는 상당히 커졌다.

 

합동과 통합과의 신조 상 차이들을 더 살펴보자: 통합 측에서는 사도신조,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 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 포함) 등이 있지만 합동 측의 헌법에는 없다.

 

그래서 이제는 신조사적으로도 대화하기 힘들 만큼의 괴리들이 생긴 듯하다.

 

그렇다면 통합 측 헌법의 정체성은 에큐메니컬적인가? 그런 점들이 있다. 이를테면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는 에큐메니컬적이다. 또한 21세기 신앙고백서 역시 일제시대의 신조와는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는 문제들이 있다. 정말 통합 교파의 평신도들이나 지()교회들에서는 에큐메니컬적 목양들이 실행되고 있는가이다. 이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 이럴 경우 결국 전통의 신학들을 간과해 버려, 혼돈을 부추길 수 있게 된다. 즉 신학교와 목양현장들과의 괴리들이 생기게 된다.

 

다시 말해 교회의 현장들에서는 총회의 결의나 신학교의 진보성들을 받아내기 어렵다. 그러면서도 교회들의 현장에서는 관습들이 남아 있기도 하다. 즉 관습과 신학 이론들과의 괴리가 생길 수 있게 된다.

 

결국 통합 측의 신학교육들은 목사후보자들에게 어느 정도 사유(思惟)의 자유들을 주었지만 그만큼 전통의 관습들을 덜 배울 만한 손해들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통합 교단의 에큐메니컬적 정체성을 헌법사적으로 보면, 전통과 변화 사이의 절충지대와 같이 느껴진다. 쉽게 말해 12신조나 대한예수교장로회라는 흔적을 유지하면서도 변화되어 왔던 또는 자아정체적(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 독자성을 갖는다.

 

그래서 나는 통합 교단 헌법의 정체성을 전통과 진보와의 절충적 능동태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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