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한국장로파 교회의 치리원리는 무엇일까?

민사소송법인가, 형사소송법인가 아니면 대륙법인가, 영미법인가, 교회법인가?

공헌배 | 기사입력 2019/01/22 [22:00]

초기한국장로파 교회의 치리원리는 무엇일까?

민사소송법인가, 형사소송법인가 아니면 대륙법인가, 영미법인가, 교회법인가?

공헌배 | 입력 : 2019/01/22 [22:00]

초기의 한국장로파 교회에서는 노회재판국이 있었을까? Yes!

 

J. A. 핫지가 쓰고, 곽안련 선교사께서 옮기신 <교회정치문답조례>를 따르면, 여러 군데의 재판국에 관련 된 문답들이 있다.

그럼 초기의 한국장로파 교회에서는 오늘날과 같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했을까? 글쎄!

이 문제를 보려면, 미국교회사를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곽안련의 그 책이 미국 북()장로회의 전통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럼 미국의 북장로회는 그 당시(19세기) 미국의 형사소송법을 준용했느냐 아니면 유럽의 컨시스토리 식 법률을 준용했는냐의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제 슬슬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웃기는 일들이 생긴다. 신학자들은 가만있고, 법학자들이 소리를 높인다. ? 신학자들이 별로 연구 하지 않았으니까!

 

사실 내가 전에 아주 잠깐 만났던 모 목사님이 지방 국립대의 법학과 출신인데, 그분의 박사논문의 주제가 칼뱅시대의 컨시스토리였다. 그러나 나는 그 논문을 읽은 적이 없고, 그 논문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한 가지의 추론 될 만한 요소가 있다. 대한민국의 형사소송법은 일본법들의 서자격이다. 이를 다시 유추하면 대륙 법; 즉 독일 식 법체계이다. 왜 이와 같은 법 체계가 대한민국에 자리 잡았는지를 알려면, 이토오 히로부미에 관해 쓴 책을 읽으면, 조금 나오는 데, 일본은 영미법 식 체계보다 독일법 식 체계를 따랐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예수교장로회의 법 체계가 독일 식 형사소송법에 일치한다는 보증은 없을 듯하다. 그럼 오늘날의 대한예수교장로회의 재판체계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까? 왜냐하면 일본 식 형법체계에다 조선예수교장로회의 행태를 섞어놓은 듯한 조합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게 어울리는 조합일까? 교회법은 교회 전통의 연장선상에서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하려면 신학자들께서 뭘 잘해주셔야 하는데, 신학교의 커리큘럼에는 이 분야가 있기는 하지만 발달 된 것 같지는 않다.

 

여기서 주목해 볼 점은 미국 북장로회의 재판체계의 뿌리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재판국의 체계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의 모 교파는 형사소송법을 적지 않게 준용해버렸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된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형사소송법은 영미법에 뿌리를 둔 것도 아니고, 특히 19세기 미국의 교회법에 뿌리를 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초기의 교회재판국은 3심제였을까? 사실 3심제는 대한민국의 형사법 체계다.

 

곽안련의 <교회정치문답조례>를 따르면, 다음과 같다: 당회, 노회, 대회(시노드), 총회다. 오늘날의 대한예수교장로회를 보면, 대회가 없지만 초기의 <교회정치문답조례>에 의하면, 대회가 있다. 그리고 제2 스코틀랜드 치리서를 읽어도 역시 4중이다. 당회, 노회, 대회, 총회의 구조다. 그럼 이게 3심제가 돼야 하는가 4심제가 돼야 하는가? 아님 대회는 그냥 패스하고 3심제 해야 하는가?

 

더 충격적 사태들이 있다. 초기의 조선예수교장로회 당시에는 대학교가 거의 없었다. 오늘날의 연세대학교조차도 연희전문으로 불리던 시절이었고, 숭실대학교는 숭의전문으로서 이북에 있었다.

 

그럼 법학은 어디에서 배우는가? 동경제대나 경성제대와 같은 곳에서 다루었을 듯하다.

그러나 경성제대는 역사가 길지 않으니(연희전문보다 늦게 세워졌을 듯), 일본으로 유학해야 했겠다.

 

그럼 조선에서의 목사님들은 어떻게 치리들을 했을까? 그분들은 법대 출신들이 아니지 않겠는가? 그런데 놀랍게도 매우 많은 치리의 사례들을 보여주었다. 치리의 사례가 어느 정도였는지 살펴보자, 왼쪽은 년도이고, 오른 쪽은 책벌 및 출교의 숫자다:

 

1921: 1954, 1922: 2131, 1923: 3025, 1924: 3093, 1925: 3304, 1926: 3229, 1927: 2930, 1928: 3359, 1929: 2864, 1930: 2840.

(郭安連, <長老敎會史典彙集> (京城: 朝鮮耶穌敎書會, 一九三五), 二三五).

 

그럼 어떤 사례에서 치리를 받았는지 몇 가지의 예를 들어보자:

 

윤은수 박사는 한국교회에서의 치리문제를 주제로 쓴 논문이 있는데 이 논문의 제목은 아래와 같다:

 

윤은수, “1930년대 전후 한국장로교회의 귄징에 관한 고찰,” <일제강점기 한국장로교회사> (서울: 한국장로교출판사, 2014), 263-302이다.

 

이를 따르면; 교회분규, 세대 간 갈등, 목사/장로 간 갈등, 노회와 총회에서의 파벌 등 다양한 갈등요인들이 있었다. 그러니까 예나 지금이나 교회는 분규나 갈등을 겪는다.

 

그럼 권징이란 주로 당회가 교인들에게 벌 준 사례들일 텐데, 어떤 사유들로 권징했는지 예를 들면; 주일성수를 못하거나 불신자와의 혼인, 조혼과 중혼, 음주와 흡연 등의 사태들 때문에 권징했다.

 

부산 제일영도교회에서는 불신자와 혼인한, 한 남자 교인에게 그의 아내가 학습 받을 때까지 수찬정지토록 하고,(281) 불신결혼을 한 경우에 본인은 물론이고 그 가족들까지도 6개월 이상 수찬정지의 중벌에 처했다.

 

부산초량교회에서는 세례교인 박00씨가 불신자와 혼인했다고 무기책벌을 받았고, 그의 아버지 박00씨는 딸을 불신자에게 혼인시켰지만 당회에서 잘못을 사죄하여 6개월 간의 책벌을 하였다.(281) 학습교인 최00씨는 불신자와 혼인하여 당회에서 불러 사실 추궁하였는데, 자백함으로 학습교인 명부에서 제명하였다.(281)

 

경북 경주에 위치한 구정교회에서는 5년 동안 25명을 치리하였는데, 불신자와의 혼인이 6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일을 범한 건이 4, 음주가 3건 등이었다.(281)

 

포항 제일교회에서는 음주한 것과 주일을 범한 죄로 학습교인자격을 취소하고, 교인 중 4명이 주일을 범한 죄로 6개월 동안 책벌 받았다.(281)

 

24회 총회에서는 불신자와의 혼인에 있어, 목사는 주례를 하면 안 된다고 규정했다.(287)

 

과연 이와 같은 치리에 변호사의 선임이 필요했을까? 어려웠을 듯하다. 따라서 초기한국장로파 교회에서의 치리는 미란다 고지를 들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렇다면 초기한국장로파 교회의 노회에는 재판국 상설이 가능했을까? 그렇다! 재판국이 있었다. 그렇다면 그 재판국은 오늘날과 같은 형사소송법의 규칙을 준용했을까?

 

또한 전택부 선생의 책을 따르면, 평안북도 지역의 모 교회에서는 목사가 당회원(장로님들) 7명을 시무정지 시켰다. 이런 치리를 변호사 선임하고, 재판국 열고 해가면서 하기는 힘들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회재판국의 사례에서는 변호인의 선임이 가능했던 것 같다(<교회정치문답조례> 308문과 답)

 

곽안련이 옮긴 <교회정치문답조례>에는 노회재판국이 여러 군데 나온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조선에 법과대학이 거의 없었을 듯한데, 어떤 식의 치리들이 실행됐는지는 좀 더 많이 연구되어야 한다.

 

물론 그 당시에도 분명 노회에는 재판국 상설이 가능했다. 그럼 이 재판국은 무엇인가? 과연 독일 식 대륙법에, 일본 식 형사소송법에다, 조선예수교장로회를 섞어놓은 그런 법 체계일까?

 

이 문제는 법학자들과 신학자들이 함께 답해야 할 만한 주제이겠지만 이와 같은 토론의 장()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평가

 

일제강점기 한국장로파 교회의 치리를 오늘날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권유린이나 개인의 권익침해 그리고 학습교인들에 대한 통과의례(음주/담배 끊기) 등으로 여길 수 있다. 물론 오늘날의 예장 통합 교파의 교회들에서는 그런 이유들 때문에 치리하는 경우는 드물다. 전반적으로 교세에 비해 오늘날의 교회들에서는 치리가 실종 된 사태에 가깝다. 그러나 교회의 분규나 교인들 간의 분규 등으로 인한 소송은 여전하다.

 

이와 같은 분규들은 재산권 문제와도 연관되는 데, 이제 한국 장로파 교회는 민법에 더 많이 의존되는 실정인 듯하다. 즉 교회의 권징조항들은 사회법 조항들에 많이 의존하는 듯하고, 교회 내/외의 문제는 주로 분규나 갈등으로 인한 소송들이 늘어남으로 음주, 흡연, 불신자와의 혼인, 주일을 범한 것 등으로 인한 치리는 실종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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