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할 만 한 책

조용한 분들

공헌배 | 기사입력 2020/04/15 [12:41]

추천 할 만 한 책

조용한 분들

공헌배 | 입력 : 2020/04/15 [12:41]

 

사람들은 대개 저명한 목사님들이나 가방끈이나 이력이 화려한 분들 또는 놀라운 실적들을 내신 분들 또는 교회나 사회에서 기적을 일으키거나 성공한 분들에게 주목한다.

 

그러나 문화인류학은 마이노리티에게 주목한다. 사실 문화인류학은 머주리티보다는 마이노리티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물론 머주리티도 연구할 수 있지만 그렇다!

 

소수민족들, 역사에서 조명받지 못한 사람들, 낮은 자리의 사람들 또는 사람들이 제대로 조명해주지 않지만 중요한 사람들 등. 사회(문화)인류학의 성격 상 그런 주제들에 관심이 있다.

 

신학계도 그런 경향이 있는 듯하다. 이를테면 학벌 좋은 신학 교수들, 해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신학 교수들, 대형교회의 사람들 등.

 

그래서 너도나도 가방끈을 늘이고 싶어하며, 사회적 관습들에 적응하려 한다. 한국 신학계에서의 신학 실력은 가방끈으로 판정받는다. 판정의 기준으로 논문을 꼽기도 어려우며, 사실 대중은 어려운 말들 못 알아듣는다. 그래서 대중에게 기대하기도 어렵다.

 

음악만 해도 대중음악들은 인기가 좋지만 클래식은 좀 지루한 경향이 있고, 어렵다!

 

신학 교수들의 논문자료집들에 저마다 어디로부터 무슨 돈을 받고 쓴 논문이라든가, 어느 기관에서 지원받아 썼다는 수식어를 붙이지만 한 푼도 받지 못했던 나는 그저 신경질 날 뿐이다!

 

유명 출판사도 아니고, 저자들이 유명한 사람들도 아니며, 그 책을 엮은이는 책의 저자도 아니다. 그냥 책임 편집자 정도이지만 제법 괜찮은 책이 있어, 소개한다:

 

오선진 외 23명이 쓴 <여교역자이야기>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세미나, 2000)이다.

 

이 책에 나온 여전도사님들은 한국 교계에서 이름 없는 분들인 셈이다. 그러나 각자 그분들의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들을 감당하신 분들이다.

 

? 이런 분들은 사회에서 주인공들이 될 수 없는가?

 

우리는 언론이 주목한 자들에게는 관심 갖게 되겠지만 이름도 없이 헌신한 분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경향들이 있는 듯하다.

 

이를테면 유명배우들의 스캔들이나 유명 정치인들의 스캔들 또는 유명한 학자들의 이야기들 등은 주목해준다.

 

모 기독대학교의 교수가 학교에서 잘리면 인터넷 신문에 실어준다. 모 신학대학교의 교수들이 좀 억울하면 재판을 통해서라도 재임용 된다.

 

그러나 이름도, 빛도 없던 교역자들의 부당한 쫓겨남이나 힘없는 부목사들이 당한 갑질들 등에는 언론이 주목하지도 않았고, 그들의 이야기들은 책에서 출판해주지도 않는다.

 

극히 적은 사례이지만 제법 오래 전, 출판된 <여교역자 이야기>는 책치고는 제법 괜찮은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는 은퇴 여교역자 할머니들이다!

 

소위 민중신학자들이나 해방신학자들도 잘 쓰지 않는 주제를 책에서 썼다!

 

사실 이와 같은 책은 민중신학자가 써야 할 법 했는데, 특이하게도 그 책의 저자들은 별로 유명세를 타지 못하던 신대원 학생들이었다.

 

문화인류학과의 학생들이 쓸 법한 책이기도 하지만 인류학도들이 교인들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주제에 관심 가질 이유는 없다.

 

그럼 누가 관심 가져야 하겠는가? 다름 아닌 신학교수들이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내용들은 외국의 유명한 신학자들의 책이나 논문들을 번역해왔던 신학자들이었다!

 

아마도 이 책(여교역자 이야기)의 엮은이는 그런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을 듯하다. 그러나 정작 그 책의 엮은이 때문에 소외감을 느낀 이들도 있을 법 하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만큼 신학계의 벽이 두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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